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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장, 인감 도난으로 인출됐어도 은행은 배상책임 없어 - 비밀번호까지 일치 확인소홀로 볼 수 없다

대법원 2007.10.25, 선고, 2006다44791, 판결 예금


【판시사항】

[1] 절취한 예금통장에서 제1예금인출이 행해진 후 단시간 내에 거래지점을 바꿔가면서 행해진 제2예금인출과 제3예금인출에 따른 은행의 예금 지급이 채권의 준점유자에 대한 변제로서 유효하다고 한 사례

[2] 절취한 예금통장에서 제1예금인출이 행해진 후 단시간 내에 거래지점을 바꿔가면서 행해진 제2예금인출이나 제3예금인출과 관련하여 은행 직원이 인감 대조와 비밀번호 확인 등 통상적인 조사 외에 예금청구자가 정당한 예금인출권한을 가지는지 여부를 조사하여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를 부담하는 경우 및 그 판단 방법


【판결요지】

[1] 절취한 예금통장에서 제1예금인출이 행해진 후 1시간 반 내에 거래지점을 바꿔가면서 행해진 제2예금인출과 제3예금인출에서도 제1예금인출과 같이 통장과 예금지급청구서에 아무런 하자가 없었고, 이미 신고된 진정한 인감이 사용되었으며, 철저한 보안이 요구되는 비밀번호까지 일치한 경우, 예금거래 기본약관의 내용과 그에 따른 금융거래의 관행에 비추어 제1예금인출에 따른 예금의 지급뿐만 아니라 제2, 제3의 예금인출에 따른 예금의 지급도 채권의 준점유자에 대한 변제로서 유효하다고 한 사례.

[2] 절취한 예금통장에서 제1예금인출이 행해진 후 단시간 내에 거래지점을 바꿔가면서 행해진 제2예금인출이나 제3예금인출과 관련하여 은행 직원이 단순히 인감 대조 및 비밀번호 확인 등의 통상적인 조사 외에 당해 청구자의 신원을 확인하거나 전산 입력된 예금주의 연락처에 연결하여 예금주 본인의 의사를 확인하는 등의 방법으로 그 청구자가 정당한 예금인출권한을 가지는지 여부를 조사하여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를 부담하는 것으로 보기 위해서는 그 예금의 지급을 구하는 청구자에게 정당한 변제수령권한이 없을 수 있다는 의심을 가질 만한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어야 한다. 그리고 그러한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볼 것인지 여부는, 인감 대조와 비밀번호의 확인 등 통상적인 조사만으로 예금을 지급하는 금융거래의 관행이 금융기관이 대량의 사무를 원활하게 처리하기 위한 필요에서 만들어진 것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예금인출의 편리성이라는 예금자의 이익도 고려된 것인 점, 비밀번호가 가지는 성질에 비추어 비밀번호까지 일치하는 경우에는 금융기관이 그 예금인출권한에 대하여 의심을 가지기는 어려운 것으로 보이는 점, 금융기관에게 추가적인 확인의무를 부과하는 것보다는 예금자에게 비밀번호 등의 관리를 철저히 하도록 요구하는 것이 사회 전체적인 거래비용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참작하여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

【참조조문】
[1] 민법 제470조
[2] 민법 제470조

【전문】

【원고, 피상고인】
【피고, 상고인】
주식회사 전북은행 (소송대리인 변호사 장일환)

【원심판결】
광주고법 2006. 6. 14. 선고 2005나8902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주위적 청구에 관하여 추가지급을 명한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광주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원심이 그 채용 증거들을 종합하여 인정한 사실은 다음과 같다.

가. 원고는 2000. 5. 26 피고 은행 순창지점에 원고 명의의 저축예금계좌(이하 ‘이 사건 예금계좌’라 한다)를 개설함에 있어서 인감 및 비밀번호를 신고하였고, 그 후 이 사건 예금계좌를 이용한 예금거래를 계속한 결과 2005. 2. 11.에는 그 잔고가 64,299,179원에 이르게 되었다.

나. 원고는 이러한 예금거래에 필요한 예금통장(이하 ‘이 사건 통장’이라 한다) 및 인장 등을 전북 순창읍 순화리에 있는 자신의 집에 보관하였는데, 소외 1 등 3인이 공동으로 2005. 2. 22. 11:40경 원고의 집에 침입하여 이를 절취한 다음, 이 사건 통장의 비밀번호가 원고의 집 전화번호 끝 네 자리임을 알아냈다.

다. 소외 1 등은 2005. 2. 22. 12:49경 피고 은행 남원지점을 찾아가 이 사건 통장에서 현금 2,500만 원을 인출하였고(이하 ‘제1예금인출’이라 한다), 이어서 전주로 이동하여 2005. 2. 22. 13:48경 상호불상 다방의 업주인 소외 2로 하여금 전주남문지점에서 현금 2,000만 원을 인출하도록 하였으며(이하 ‘제2예금인출’이라 한다), 다시 2005. 5. 22. 14:19경 성명불상의 여자로 하여금 전주충경로지점에서 현금 1,900만 원을 인출하도록 하였다(이하 ‘제3예금인출’이라 한다).


2.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제1예금인출에 기한 금원의 교부는 채권의 준점유자에 대한 변제로서 그로 인하여 그 인출액만큼 원고의 예금 채권이 소멸하였다고 판단하였으나, 제2예금인출은 제1예금인출로부터 약 1시간 후에 그것도 통장개설 지점이나 제1예금인출이 이루어진 지점과는 전혀 다른 전주남문지점에서 행하여진 점,

제3예금인출은 제2예금인출로부터 약 40분 후에 이전에 전혀 거래가 이루어진 적이 없는 전주충경로지점에서 행하여진 점,

원래 예금 잔고가 6,429만 원이던 이 사건 통장에서 같은 날 2,500만 원의 제1예금인출이 있은 후 단시간 내에 거래지점을 바꿔가면서 2,000만 원 및 1,900만 원의 제2 및 제3의 예금인출이 차례로 행하여짐에 따라 하루 사이에 그 잔액이 299,000원밖에 남지 않게 된 점,

피고 은행 내부의 업무처리지침에 의하면 건당 1,000만 원 이상의 고액 예금거래에 있어서는 영업점 창구직원이 차장 등의 상사로부터 결재를 받아 업무를 처리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제2예금인출과 제3예금인출에 관한 한 예금지급을 구하는 청구자에게 정당한 변제수령권한이 없을 수 있다는 의심을 가질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었다고 보이고,

이러한 경우에는 단순히 인감대조 및 비밀번호의 확인 등의 통상적인 조사에만 그칠 것이 아니라 당해 청구자의 신원을 확인하거나 전산 입력된 원고의 연락처에 연결하여 원고 본인의 의사를 확인하는 등의 방법으로 그 청구자가 정당한 변제수령권한을 가지는지 여부를 조사하여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를 부담하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인데, 피고의 직원들에게 이러한 주의의무를 다하지 아니한 과실이 있으므로 제2예금인출과 제3예금인출에 기한 금원의 교부는 채권의 준점유자에 대한 변제로서 유효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제2예금인출과 제3예금인출에 관한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수긍하기 어렵다.

기록에 의하면, 피고의 예금거래기본약관(을 제1호증) 제10조 제1항은 “거래처가 통장으로 예금·이자를 찾고자 할 때에는 신고한 비밀번호 등 필요한 사항을 적고, 거래인감을 날인한 지급청구서를 제출하여야 한다.

다만, 거래처가 PIN-Pad기에 직접 비밀번호를 입력하는 경우에는 지급청구서에 비밀번호의 기재를 생략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16조 제1항은 “은행은 예금지급청구서에 찍힌 인영을 신고한 인감과 육안으로 주의 깊게 비교·대조하여 틀림없다고 여기고, 예금지급청구서 등에 적힌 비밀번호나 PIN-Pad기를 이용하여 입력된 비밀번호가 신고 또는 등록한 것과 같아서 예금을 지급한 때에는 인감이나 서명의 위조·변조 또는 도용이나 그 밖의 다른 신고로 인하여 거래처에 손해가 생겨도 그 책임을 지지 않는다.

다만, 은행이 거래처의 인감이나 서명의 위조·변조 또는 도용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피고 등 금융기관에서는 모두 위와 같은 약관의 규정에 따라 예금의 지급에 관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사건의 경우 제2예금인출이나 제3예금인출에 있어서도 제1예금인출과 같이 통장과 예금지급청구서에 아무런 하자가 없었고, 이미 신고된 진정한 인감이 사용되었을 뿐만 아니라, 철저한 보안이 요구되는 비밀번호까지 일치하였으므로 앞서 본 예금거래기본약관의 내용과 그에 따른 금융거래의 관행에 비추어 그에 따른 예금의 지급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채권의 준점유자에 대한 변제로서 유효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제2예금인출이나 제3예금인출과 관련하여 피고 은행의 직원이 단순히 인감대조 및 비밀번호의 확인 등의 통상적인 조사 외에 당해 청구자의 신원을 확인하거나 전산 입력된 원고의 연락처에 연결하여 원고 본인의 의사를 확인하는 등의 방법으로 그 청구자가 정당한 예금인출권한을 가지는지 여부를 조사하여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를 부담하는 것으로 보기 위해서는 그 예금의 지급을 구하는 청구자에게 정당한 변제수령권한이 없을 수 있다는 의심을 가질 만한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어야 한다.

그러나 그러한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볼 것인지 여부는, 앞서 본 금융거래의 관행이 금융기관이 대량의 사무를 원활하게 처리하기 위한 필요에서 만들어진 것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예금인출의 편리성이라는 예금자의 이익도 고려된 것인 점, 비밀번호가 가지는 성질에 비추어 비밀번호까지 일치하는 경우에는 금융기관이 그 예금인출권한에 대하여 의심을 가지기는 어려운 것으로 보이는 점, 금융기관에게 추가적인 확인의무를 부과하는 것보다는 예금자에게 비밀번호 등의 관리를 철저히 하도록 요구하는 것이 사회 전체적인 거래비용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참작하여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은 법리에 기초하여 살펴보면, 통상적으로 정당한 인출권한이 있는 자에 의해서는 이 사건 제2예금인출 및 제3예금인출과 같은 형태의 예금인출이 행하여지지 아니하고 피고 은행에서 그와 같은 형태로 절취통장에 의한 예금의 부정한 인출이 이루어진 적이 있다는 등의 사실이 인정되지도 않는 상태에서(오히려 제3예금인출과 관련하여 결재를 하였던 소외 3은 원심에서 이 사건 예금의 성격상 예금주가 돈이 필요하면 언제 어느 지점에서든지 찾을 수 있는 것이고, 이 사건 거래금액이나 형태는 통상적인 것으로서 특별히 의심할만한 것은 아니었다는 취지로 증언하였다), 원심이 들고 있는 사유만으로 이 사건 제2예금인출 및 제3예금인출과 관련하여 위와 같은 특별한 사정이 존재하였던 것으로 인정할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그럼에도 원심은 이 사건 제2예금인출 및 제3예금인출의 경우에는 그와 같은 특별한 사정이 존재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판단하였으니,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예금인출거래의 특성이나 채권의 준점유자에 대한 변제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 중 주위적 청구에 관하여 13,60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추가지급을 명한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고현철(재판장) 양승태 김지형(주심) 전수안


작성일   2018-04-20 오전 11:21:30 조회   3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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